Math equations

Wednesday, July 17, 2013

클럽X소설 1. 레아시스고 미스터리 현상 연구부 뱅뱅.

클럽X 1. 레아시스고 미스터리 현상 연구부 뱅뱅.


1. 레아시스고 미스터리 현상 연구부 뱅뱅.


 무더운 한여름밤. 레아시스고 미스터리 현상 연구부 회장 Pop달은 초조하게 인터넷을 뒤지고 있었다.

 학교의 반대와 주위의 비웃음을 물리치고 야심차게 설립한 미스터리 현상 연구 서클 뱅뱅이 미스터리 현상의 부재로 폐부 위기에 몰려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대로 여름 방학이 지나면 미스터리 현상 연구부는 연구다운 연구는 해보지도 못한 채 끝나고 말거야'


 "모름지기 명문 고등학교라면 미스터리 연구부는 꼭 있어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라며 패기있게 시작한 서클활동이었다.
인터넷을 통해 미스터리 현상을 자주 접해왔던 터라 부서활동에 아무 문제가 없을 줄 알았지만, 막상 신기하고 이상한 현상들은 대개 주변이 아니라, 멀리 그것도 주로 해외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버뮤다 삼각지대, 이스터섬 모아이 석상, 미스터리 서클 등.. 허무맹랑한 서클활동을 명목으로 해외여행을 지원해줄 만큼, 레아시스고는 엉뚱하지 않았던 것이다.

 주변, 가능하면 서울에서 발생하는 미스터리 현상을 연구하기로 하고, 미스터리 현상을 하나씩 찾아서 토의하기로 약속한 날이 바로 내일이었던 것이다.

'세상에 이런 일이', '이변', '신기한 일' 등 미스터리 현상과 관련이 있을 법한 키워드로 계속 인터넷을 뒤지던 pop달의 눈에 드디어 쓸만한 기사거리가 걸려들었다.


<은평구 불광동 주민들 매미 울음소리로 밤잠 설쳐>


* * *

 미스테리 현상 연구부 뱅뱅의 아지트는 레아시스고 부속건물에서도 구석진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책상 위에 쌓인 먼지가, 연구할 만한 미스터리 현상의 부재와 그로 인한 폐부 위기를 웅변하고 있었다.
클럽 설립을 위해 채워넣은 3명의 유령회원을 제외하고 부서활동에 관심있는 7명이 모두 모이는 것도 처음이다.

 "그런데 은아가 안 보이네"
어머니가 부녀회장을 맡고 있는 스마일 보스가 말했다.

 "은아는 오늘 몸이 안 좋아서 못 온다고 연락받았어. 요즘 불면증이 생겨서 밤에 잠을 잘 못자고 있다고.."
뱅뱅 회장 pop달이 말하자, 은아와는 어릴 때부터 친구사이인 황진성이 끼어들었다.

 "불면증은 무슨. 게임하느라 밤샌거지. 며칠 전에 문명 깔았다던데?"

pop달은 기운이 빠지는 느낌이었지만 참고 모임을 진행하기로 한다

 "그럼 일단 우리끼리 먼저 얘기를 해보자. 다들 미스터리 현상은 찾아봤어?"

"미스터리라고 하긴 그렇지만, 3월에 양천구 목동에 쥐떼가 출현했다는 소식이 있어."
스마일 보스가 말했다. "쥐약을 아무리 뿌려도 어디선가 계속 쥐가 나타나 이사간 주민들이 많았다고 하더라고. 우리 엄마(부녀회장)한테 들었어"

"서울 시내 쥐들이 다 양천구로 몰려든 건가"
가만히 듣고 있던 초롱이 입을 열었다.
"내가 관심있는 미스터리 현상도 그거랑 비슷해. 4월 초에 마포구 합정동에서 바퀴벌레가 이상 증식했고 5월에는 동작구 흑석동에서는 개미가 너무 많아서 몇몇 사람들이 이사를 갔다고. 동작구얘기는 우리 이웃집아저씨(pb)로부터 수집한 정보야. 마포구 이야기는 건물주(pb)인 삼촌한테 들었고 "

 이모가 경향신문 기자인 대호가 맞장구를 쳤다.

"동작구 얘기는 나도 이모한테 들었어. 개미가 아이폰에서도 나오는 바람에 한동안 전화도 못했다고"

구석에서 듣고 있던 영진이 말했다.
"이쯤되면 다들 해보고 싶은 게 있잖아?"
"지도에 사건이 발생한 장소들을 표시해 보는거야"

양천-마포-동작.

"아니 이것은 버뮤다 삼각지..아니 세스코 트라이앵글이다"
스마일보스가 실없는 농담을 던졌다

"그것도 좋지만 우선은 진성이 얘기도 들어보는 게 좋겠어"

황진성. 포항스틸러스 레전드인 황진성과 동명이인이고 미스터리 현상연구부에는 삼촌이 경찰이라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나름 공을 들여 영입한 부원이다.

"나도 비슷한 종류야. 중랑구에 출현한 비둘기 떼가 출현해 아침마다 시끄럽게 우는 바람에 주민들이 참지 못하고 이사를 갔다고 해. 안타깝지만 세스코 트라이앵글과는 거리가 좀 머네. 그러면 이제 우리 회장님 얘기를 들어볼까"

"응. 나는 은평구 불광동에서 밤새 우는 매미 때문에 주민들이 잠을 못잔다는 소식을 연구해보면 어떨까해"

"은평구 불광동이라면 은아가 사는 곳인데, 그럼 불면증이 문명이 아니라 매미 때문인건가? 좀 미안한데"
진성이 말했다.

"쥐, 바퀴벌레, 개미, 비둘기 그리고 매미까지 평소와달리 이상한 행동을 보이고 있다는 거네. 사건이 일어난 장소만 봐서는 무슨 연관이 있는지도 모르겠고..우선은 날짜가 좀 지나긴 했지만 사건현장을 둘러보는 게 어떨까 싶어" 초롱이 말했다.

"다같이 다니기는 좀 머니, 각자 구역을 맡아서 조사를 하고 또 모이는 게 좋겠어. 양천구는 스마일보스, 초롱이는 마포구, 동작구는 대호가 맡고 영진이는 중랑구..그리고 진성이랑 나는 은평구를 맡을게. 은아도 잘 있는지 만나보고"

얼굴빛이 살짝 변한 진성이 말했다
"아니..모처럼 은아보는 것도 좋긴한데 집이 너무 멀어서 곤란할 것 같아. 난 그냥 중랑구 쪽을 둘러볼게. 은아한테 안부전해줘"

"그래 그럼 은평구는 나랑 영진이가 맡을 게. 그럼 각자 맡은 곳을 조사하고 밤 11시까지 카페에 조사결과를 올려줘."

* * *

pop달과 영진은 불광동으로 향했다. 지하철 역에서 내리자마자 시끄럽게 매미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시끄럽긴 정말 시끄럽네 날도 더운데"
pop달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하자 영진이 말했다.
"그럼 일단 좀 조용한 곳으로 가서 쉬면서 은아한테 연락을 해보는 건 어때? 내가 이 근처에 조용한 카페를 알아"

"그럴까"

 영진을 따라간 곳은 카페 X파일. pop달은 카페 이름이 미스터리 현상 연구부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어 입구 사진을 한장 찍었다. 카페 건물이 주위 풍경과 어울리지 않고 게임에서 막 튀어나온 듯 이상한 것도 한 이유였다.

 카페 안은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다. 알 수 없는 편안한 느낌에 미스터리 현상이고 뭐고 다 잊고 가만히 앉아 있던 pop달에게 영진이 말했다.
 "은아한테 연락해볼까"
영진이 미소를 띄며 pop달에게 말했다.

 '은아를 부르고나면 이 더위에 매미소리를 찾아 밖을 돌아다녀야겠지. 여름에 매미가 우는 게 뭐 신기한 일이라고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pop달이 머뭇거리자, 영진은 표정만 보고도 알겠다는 듯 얘기를 그만두고 조용히 폰을 꺼내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

 어느덧 저녁7시. 배가 고파진 pop달은 미스터리 현상부 일은 까맣게 잊고 카페에서 오므라이스를 시켜먹고는 영진과 헤어져 집으로 돌아간다.

영진은 "난 먼저가볼께. 주사위를 던질 시간이라.."라는 이상한 말을 남기고 떠났고 pop달은 그말이 이상하다는 생각도 못한채 오므라이스를 다 먹고 또 한참 카페에 앉아 있다가
이제 그만 문을 닫을 시간이라는 말에 카페를 나왔다.

 집으로 가는 지하철에 타고 나서야 미스터리 현상 연구부의 일이 pop달에게 떠올랐다.
"현장 조사를 하러 가놓고 뭐한거지?"

* * *
밤 11시. pop달은 현장조사하러 갔다가 카페에서 피서만 하고와 부원들에게 면목이 없었지만 일단 카페에 접속해, 다른 부원들의 조사 결과를 확인하기로 했다.

스마일 보스의 양천구 3월 쥐떼 사건
초롱이 조사한 마포구 4월 바퀴벌레 습격사건.
김대호(포항스틸러스)가 조사한 동작구 5월 개미 사건.
황진성(포항스틸러스)이 조사한 중랑구 6월 비둘기 사건.

현장 조사 사진을 살펴보던 pop달은, 사진들 사이에 공통점을 발견하고
문득 낮에 찍은 사진이 생각나
폰을 열어 사진을 확인했다.

현장 조사 사진들마다 찍혀 있는 건물들
주위 풍경과 미묘하게 어울리지 않는 이상한 건물,
게임 속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색감과 디자인을 한 건물.

그리고 건물 입구에 붙어 있는 표지판.

Remodeled by Club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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